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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서민금융, 시장원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DATA 17-10-09

지난 8월초 정부(금융위원회)는 서민층의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현행 대부업법상의 최고금리(27.9%, 대부업체 및 여신전문금융기관과 개인간에 적용 되는 금리상한)와 이자제한법상의 최고금리(25.0%, 개인과 개인간에 적용되는 금리상한)를 모두 24%로 동일하게 인하하여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임을 발표하였다. 현재의 낮은 시장금리수준과 근래 외국계자본의 국내 대부업시장 으로의 진출 확대, 그리고 대부업체와 서민금융기관의 영업내용이 대상고객 및 금융서비스측면에서 상당부분 중첩되어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정부의 법정최고금리 인하계획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최고금리를 인하 하였을 경우 일시적인 대부시장의 위축(일부 대부업체의 폐업 및 음성화)과 저신용취약계층의 금융소외현상 증가(저신용자에 대한 대부업체의 대출거절) 그리고 이로 인한 불법사금융 피해 확대 등의 문제가 발생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정부가 정책서민금융(공적지원을 바탕으로 한 특별저리의 서민 우대금융-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신용회복지원) 공급의 확대와 서민금융 전담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의 기능과 역할 강화(다양한 금리대의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금융소외자를 주 대상으로 소액금융을 전담하고 있는 대안금융기관(일종의 마이크로크레딧 전문기관-사회연대은행, 신나는조합, 사회복지은행,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확충, 그리고 불법사금융에 대한 철저한 단속 강화로 시행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어느 정도 최소화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완조치에도 불구하고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시장의 접근이 어려워지게 되는 한계서민층(만성적인 생활자금 부족)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복지(기초생활보장)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행복기금도 출범 이후 채무조정을 도와준 58만명 중 10만명이 다시 채무불이행자로 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계서민층에 대해서는 금융보다는 기본적으로 복지나 일자리로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이번 정부의 법정최고금리 인하 시에는 대출연체금리 상한도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 법상 금융회사의 연체금리 상한은 법정최고금리 이내에서 각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되어있으나 현재 은행(평균 15%,일부은행 16-17%)과 제2금융권(평균 20%, 일부 금융회사 22-24%)의 연체금리수준은 주요 선진국(,,불의 은행연체금리 10% 미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국내 법정최고금리가 2009년 이후 4차례에 걸쳐 인하되었지만 대출연체금리 상한은 그대로 유지되어 옴으로써 일부 금융회사(2금융권)의 경우 연체금리를 금리상한에 가까운 높은 수준으로 적용함으로써 서민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법정최고금리 인하 시에는 대출연체금리 상한도 최고금리의 개정취지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내 대부업시장은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큰 폭의 양적 성장(2016년말 현재 약250만명이 대부시장을 이용)을 하여 이제는 저신용 및 금융소외자의 자금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서민금융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근래 외국계자본의 국내대부시장으로의 참여 확대는 대부업체간의 금리인하 경쟁유도, 일반의 인식 개선 등을 통해 대부시장의 건전한 거래환경조성에 자극제가 되고 있는 만큼 대부업이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정착되어 있는 일본과 같이 이제는 국내 대부업시장도 건전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서민금융이란 일정부분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시장원리만으로 원활한 자금수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일정부분 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한편 앞으로 정부의 서민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법정최고금리의 인하와 함께 서민들에 대한 금융복지교육의 강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등 정부차원에서 금융포용 (Financial Inclusion)을 높여나가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강 형 문

전 금융연수원장

메트로신문 자문위원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