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인터넷은행 은산분리보다 소비자보호제도 마련 시급하다"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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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 17-11-15 |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결제가 지연되는 바람에 중복 결제가 되거나, 승인 오류 등으로 가맹점과 소비자 불편을 겪는 사례들이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소비자보호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정운영 한국금융복지정챙연구소장은 "최근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소비자보호제도 마련보다 은산분리 같은 주제를 더 중요시 하는 경향이다"라며 "인터넷은행들이 소비자보호제도를 나중으로 미룬다면 빠르게 고객을 확보한 만큼 빠른 속도로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소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인터넷은행의 소비자보호 관련 연구용역을 맡아 수행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의 부회장이며 현재 금융감독원의 은행.비은행분과 자문위원인 그는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비영리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금융과행복네트워크의 의장을 맡아 금융정책 개발 및 금융교육에 힘쓰고 있다. 정 소장을 만나 인터넷은행의 소비자보호 현실과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정운영 한국금융복지정책연구소장은 "인터넷은행의 발전과 함께 소비자보호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양진영 기자 금융과행복네트워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금융과 행복네트워크는 금융의 미래에 대해 탐구하고 상상하는 연구공동체로써 사전예방적이고 선진화된 금융교육과 금융정책방안을 제시하는 금융전문 민간단체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를 주무관청으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다. 금융원회위가 인가를 해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알고 있다. 약 100여명이 활동중이며 그중 70여명이 경제뿐만 아니라 문단, 방송 등 각계 전문가들이다. 여러 분야의 인재들이 모인 이유는 융합과 소통 사회에서 경제, 금융부문에도 문화예술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이 인풋이면 행복은 아웃풋이 돼야 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금융이 약탈과 불행으로 이어진다고 인식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가 있어도 금융소비자들은 이미 금융에 데인 경험이 있어 관심이 적고, 금융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을 바꾸기 위해, 금융이 행복으로 이어지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융합해 좋은 금융제도에 쉽게 다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동안은 은행에서 송금 등 문제가 생기면 잘 갖춰진 대면거래 시스템을 통해 해결했다. 그러나 비대면인 인터넷 은행은 소비자문제가 발생해도 빨리 해결하지 못한다. 인터넷은행 설립 당시 소비자보호 측면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자본금 및 주주 확보 등 당장 만드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터넷은행과 관련해서 전문가 간담회 등이 진행되는데 모두 설립에 관련된 방향이지 금융소비자보호를 주제로 하는 간담회는 적거나 없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제휴업체가 많다 보니 개인정보 문제가 생기면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제휴 직원 대상 도덕성 교육을 비롯해 단계별 보안장치 마련 및 책임소재 명시 등 소비자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은 은산분리 때문에 혁신의 속도를 못 낸다고 하지만 은산분리를 위해서라도 강한 소비자 보안을 통해 믿음을 줘야 한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방안이 같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몇번의 사고 발생으로 바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인터넷은행이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취약한 부분은 무엇인가 크게 거래전과 거래중, 거래 후 세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거래전 단계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처음 시행하는 것이다 보니 광고를 통한 정보의 적합성과 적절성을 소비자들이 규명하기가 힘들다. 거래단계에서는 상품이 복잡할 경우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거래업체의 개인정보 활용 문제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관련 문제들은 전산상 헛점이나 오류보다 사람을 통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휴업체가 늘어나고 개인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개인정보 유출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거래 후에는 소비자 불만의 빠른 처리와 손실에 대한 피해보상문제가 있다.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책임 소재가 불문명하면 피해보상까지 느려질 수 밖에 없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취약한 것이 제도적 원인인가 태생적 원인인가 두가지 다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전자금융으로 인한 위험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금융활동과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해킹 등에 따른 보안·거래·평판·전략·법규준수 리스크는 전통적 금융업무에 비해 크게 드러난다. 이러한 문제는 온라인 위주의 경영방식의 특수성으로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분이다. 또 비대면전산 금융거래라는 특성 탓도 있는데, 이는 회사와 정부 감독을 통해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소비자들의 권익을 위해 어떤 상품을 개발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피해자 발생시 어떤 보상을 했는지 평가하는 인터넷 은행만의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인한 피해, 과도한 대출 가능성, 정보격차 등 문제점들이 지적되는데 어떻게 보나 인터넷은행 상품의 경우 복잡한데다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설명이 불충분 할 경우 소비자들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상품을 상세히 설명하고 상담서비스를 확충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가계대출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근본적 해결책보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용대출이 계속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신분증과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쉽게 대출이 가능해 금액이 적도라도 이에 일조하고 있다. 정보격차는 고령자나 취약계층이 누군지 분명하게 분별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그 후 특별한 관리조치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며, 기업의 정보 자체도 오인하지 않는 문구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개선돼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소비자 중심적인 금융서비스를 장기적 안목과 경영철학을 갖고 제공하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 은행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보호지침을 제시하고 독일의 은행처럼 금융소비자의 신뢰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해 고객중심의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철학을 지향해야 한다. 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불편함과 피해를 어떻게 해결하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통해 신뢰감을 형성하고 시장에서 안정될 때까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센터나 전담부서를 통해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지난 9월 ㈔금융과 행복 네트워크와 (재)아침편지 문화재단이 MOU를 맺는 모습. 왼쪽부터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과 고도원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 사진/아침편지 문화재단 인터넷은행이 발전을 위해 정부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정부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규제는 성숙하지 못하다. 가상화폐를 예로 들면 일본의 경우 가상화폐를 최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인 만큼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기보다 양지로 나오게 한 뒤 정부가 규제 방향을 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채굴자들보다 거래소가 더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아는데, 양지화 시키면 이런 문제들도 더 잘 드러나게 된다. 거래소에 문제가 생기면 거래소를 규제하면 된다. 시장의 활성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규제하라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기업들에게 조언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소비자 보호 중심 기업으로 이끌어가면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예전처럼 기업 중심적으로는 성공 못한다. 소비자들이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소비자를 위한다고 해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다. 소비자 보호를 홍보하고 소비자에 대한 신뢰와 철학이 필요하다. 인터넷은행의 지속 가능성은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해 얼마나 진심을 갖고 노력하는 가에 달렸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