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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금융이 Input이면 Output은 행복이어야 하죠”
DATA 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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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사진)은 현재 한국금융복지정책연구소 공동대표, 금융위원회 금융옴부즈만 3기 위원, 한국금융소비자학회 이사, 숙명여대 외래교수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서종민 기자] ⓒ스카이데일리

 


 

“금융은 우리들의 삶에 남음과 모자람의 불균형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인류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기에 만들어진 것이에요. 그러나 반복되는 금융위기와 금융산업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불합리한 금융관행과 신종 금융범죄가 출현하는 등 금융으로 인해 불행해지는 경험이 많아지고 있죠. 금융에 대한 신뢰감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에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금융은 다 같이 잘사는 공동체 사회를 위한 수단이 됐으면 좋겠어요.”
 
올해 국내 금융 산업은 시련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라임·옵티머스운용 환매중단 사태 등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해서다. 국내 대형 은행들까지 사모펀드 판매사로 얽히면서 금융 산업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책임 소재를 놓고 당국과 금융사 간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는 금융소비자만 보고 있다. 이러한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시민사회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라는 개념이 화두로 등장했다.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단법인, 연구소, 금융당국, 금융소비자학회, 대학교 등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발로 뛰면서 금융문화운동, 금융행복지수개발, 금융윤리 인식확대 등으로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정부 정책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셈이다. 연구 발표 활동으로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는 정 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금융소비자보호체계를 점검하고 금융규제를 개선
 
“한 사회가 발전하려면 시민사회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부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정부의 인원은 한정돼 있어 모든 일을 하기 쉽지 않죠. 그 부분을 시민사회가 대신 해줘야 해요. 저는 소비자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이 학문을 실무와 접목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론과 실천을 같이 접목해야 좋은 정책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해서 4년 전 사단법인을 만들어 발로 뛰면서 활동하고 있어요.”
 
정 의장이 금융소비자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금융 정책이 국민에게 홍보가 잘 안 된다는 점이었다. 좋은 제도와 정책을 제대로 알지 못해 피해를 구제받지 못하는 국민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것이다. 정부와 금융사, 금융소비자 사이에서 소비자에게 정책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정부에는 소비자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남음과 모자람을 연결한다’는 금융의 본래 역할을 성취하고 있었다.
 
“아는 헤어 디자이너분이 얼마 전 금융사기를 당했는데 어디다 구제요청을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금감원 1332에 간단하게 연락하면 되는데 그걸 몰랐던 것이죠. 결국 해당 업체에 전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 달이나 걸렸어요. 이처럼 금융당국이 아무리 좋은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도 홍보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그런 걸 보면 저 같은 사람이 소비자와 정부, 금융사 중간에서 중개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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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금융과행복네트워크는 금융위원회에 정식으로 승인 받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국민이 금융을 통해 행복하고 만족스런 삶의 비전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됐다. 사진은 지난해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임시총회 모습. [사진제공=금융과행복네트워크]


정 의장은 현재 사단법인 금융과행복네트워크(금행넷) 의장으로서 단체를 이끌고 있다. 금행넷은 우리 삶 속에서 금융이 ‘투입 자원(input)’이라면 ‘결과물(output)’은 행복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16년에 설립된 민간단체다. 설립 직후 금융위원회(금융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정식 인가를 받았다. 금융전문단체가 금융위 금융소비자과로 인가를 받은 사례는 흔치 않아 당시 시민사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금행넷은 금융의 참기능을 강조하는 다양한 사회문화활동과 융합을 통해 올바른 금융윤리가 사회에 정착되도록 하고 있어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패러다임 아래 정부와 기업, 금융소비자 간 가교 역할을 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모델도 제시하고 있죠. 저희는 금융의 미래에 대해 탐구하고 상상하는 연구공동체 역할, 사전 예방적이고 선진화된 금융정책과 방안을 제시하는 금융전문 민간단체로서 역할을 하고자 해요.”
 
그는 사단법인 의장 외에도 정 의장은 금융위 금융 옴부즈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거기서 소비자 시각으로 금융당국의 금융소비자보호체계를 점검하고 금융규제를 개선하는 나침반 역할을 수행하는 중이다. 또한 국제금융소비자학회·한국금융소비자학회·경제교육학회·금융교육학회 등에서 학술활동,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금융교육 관련 강의도 하고 있다.
 
“금융 옴부즈만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의결 활동을 하고 있어요. 업계와 소비자의 애로사항들을 금융위에 전달하는 것이죠. 다만 저는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발언하는 사람이지만 금융소비자보호가 잘되려면 반대편에 있는 금융사를 무조건 공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금융사의 고충은 무엇인지 들어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살피며 소비자와 함께 상생해야 하죠. 금융사가 어려우면 수수료가 더 많이 붙고 좋은 금융상품을 낼 수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손해는 소비자가 입게 돼요.”
 
돈보다 행복을 중요시하는 자세 필요
 
정 의장은 최근 디지털 금융 시대에 발생할 금융소외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등장한 비대면 산업이 금융 산업에도 빠르게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디지털 금융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러지 않은 자와 비교해 손실을 크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선 지속가능한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래의 동량이 될 시설보호 청소년들을 향한 교육을 강조했다.
 
“시설보호 청년들은 금융소외계층 대상에 적용이 안 되더라고요. 이게 왜 문제냐면 이 청년들이 시설에서 나오면 5년 안에 38% 정도가 기초생활수급자가 돼요.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옛날엔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요즘엔 안 그러잖아요. 이들 중에 창업가나 기업가도 나올 수 있거든요. 미래 역량들을 사회가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는 금융교육 대상자 중 사각지대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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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영 의장(사진)은 돈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올바른 금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지속가능한 행동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정 의장은 끊이지 않는 금융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선 법과 제도, 기술적 대응보다 사회문화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과 제도를 만들어 규제해도 사회 대다수가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있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수익성이 높으면 리스크도 높다’는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이해하며 돈보다 행복을 가장 중요시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전했다.
 
“법과 기술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회문화적으로 개인이 가진 심리적인 오류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해요. 물론 완전한 근절은 어렵죠. 다만 100명 중 80명이 도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20명이 비도적인 생각을 한다면 소수는 덤비지 못하죠. 근데 사회에서 20명 만이 도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사회 내 범죄는 심해질 수밖에 없어요. 돈을 버는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그는 돈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 등을 중심으로 금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지속가능한 행동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돈 인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나는 누구인지,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이다. 이러한 금융교육의 효과를 내기 위해선 제일 먼저 표준화 교육 방법론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을 표준화하는 순간 망해요. 같은 범주에 포함된 청년끼리도 서로 너무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죠. 노년층도 60대, 70대, 80대가 서로 다 달라요. 소득별로 원하는 금융교육의 방식도 당연히 같지 않고요. 이런 상황에서 표준화를 하면 아마 효과는 기대할 수 없을 거예요. 그래서 맞춤형 금융교육이 필요하죠.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재미있게 현장과 소통할 수 있는 맞춤형 금융교육을 전달했으면 좋겠어요.”
 
단체 운영 또는 금융 소비자 운동을 하면서 힘든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 내 인적자원 네트워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수익과 별개로 미래지향적인 단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비영리 사단법인이 금융사나 일반 기업들처럼 살아남으려면 피눈물 나게 움직여야 해요. 시장과 소통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하죠. 또한 지속적으로 운영하려면 가치는 유지하되 활동은 상인적 마인드로 움직여야 하고요. 이렇게 회사를 운영하듯이 해야지 실제 구현하고 싶은 가치가 제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
 
끝으로 ‘금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 의장은 “사회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명쾌하게 답하면서 코로나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사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주문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시에는 금융사들이 자금을 지원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봐요. 도덕적 해이가 걱정되지만 이는 금융소비자를 잘 교육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죠. 금융사의 선진화된 사고방식이 필요한 시점이에요.”